CLOSED. Completely.  
Front Page
Tag | Location | Media | Guestbook | Admin   
 
아니메의 추억 01 - a prelude to Ritsuko Akagi
[잔혹한 천사의 명제, 창가에서 마침내 날아올라]
내 세대의 아니메 좀 봤다는 사람들 중, 이 가사가 익숙하지 않은 이가 몇이나 될까. 비록 신세기 에반겔리온이 방영될 당시에 내 세대는 그런 아니메를 보기에는 어렸지만, 사실 1992년에 일본에서 방영했던 세라문을 내 또래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최소한 얄궂은 일일지 몰라도 미야자키를 모르면 간첩이었고 철인 28호와 Z건담의 성능을 비교하는 유치원생들을 쉽게 볼 수 있었으며 남자 아이들까지 세라문을 꼬박꼬박 챙겨보며 마법소녀에 열광하던 내 주변의 사람들은.

그랬기에, 어린 시절에는 아기공룡 둘리, 은하철도 999, 빨강머리 앤, 스피드왕 번개 네 편의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그 어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별 관심이 없던 나 역시 비록 그것이 에반겔리온의 오프닝임을 모르고 있기는 했지만 그 음만은 너무나 익숙한 것이었다. 그것이 미묘한 중독성을 지닌 곡이었기에 더욱 그렇지 않았을까. 그리고, 어이없게도 컴퓨터 관련 잡지의, 웹진에 대한 소개 부분에서 일종의 예제로 제공되었던 그림에 등장했던 두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와 신세기 에반겔리온이라는 이름을 나는 그 잡지를 처음 보았던 '97년부터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애천사전설 웨딩피치나 미소녀전사 세라문의 그 난감한 수식어들 - 한국어판으로는 "사랑의 천사"나 "달의 요정" 등속에서 그 때 한 겉멋 든 여자 아이가 느꼈던 거부감을 그 두 애니메이션의 제목에서는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까, 또는 수식어가 이것저것 붙어 "지저분한" 제목이 아니기 때문이었을까, 그 아니라면 (방영 연도를 생각해 볼 때, 그 시절의 아이들이 알고 있었다는 점이 지금도 놀라운) 건담의 장난감스런 외형에 비해 비록 공포스럽긴 해도 놀랍도록 "미끈"하고 "늘씬"한 에반겔리온의 모습에 감격했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나는 그 제목들을 십수 년 동안 기억하고 있었다, 꽤나 즐겁게 보았던 그 네 편의 TV판 애니메이션과 또 미술 수업(...)으로 보게 되었던 평성너구리합전 폼포코를 제외하고는 영화에든 애니메이션에든 그 시간 동안 거의 취미를 붙이지 못했음에도.

점점 아카기 리츠코와는 상관없는 nostalgic nonsense가 되는 듯하지만 일단은 계속하자. 아카기 리츠코를 만난 것은, 신세기 에반겔리온을 알게 된 것보다도 더 이후였으니까, 일단 에반겔리온과의 인연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신세기 에반겔리온이라는,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이름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던 것은 2004년,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본격적으로 접하면서였다. 2003년에 보다 말았던 센치카미를 마저 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지만, 그 때까지 내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서 기대하거나 예상하고 있었던 것은 빨강머리 앤의 따스함과 정겨움이었다, 빨강머리 앤과 폼포코를 같은 사람이 제작했다는 걸 모른 채로. 또는, 내가 아직도 그다지 정을 붙이지 못하는 포케몬이나 디지몬 시리즈의 "유치찬란"함 정도였을까. 한두 화 보기는 했지만, 그다지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었던.

하지만, 2004년 어떤 도덕 선생이 보여 주었던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는 새롭기 그지없었다. 인간과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서 그가 가져온 것은 웬 두툼한 비디오 테이프였다. 그 테이프를 VCR에 밀어 넣고 텔레비전을 켜며 그가 칠판에 쓴 것은 [인간과 환경 - 모노노케 히메]라는 단 한 줄이었다. 한참 동안 학습 목표를 쓰면서 이것저것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던 그였는데도.

그리고 내가 모노노케 히메에서 느낀 것은, 공허함과 간절함이었다. 문자 매체에서만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복잡한' 감수성 때문에 놀랐을까, 몇 주가 지나 비디오를 전부 본 이후에, 그렇지 않아도 LotR 시리즈에서 관심을 돌릴 이유가 필요했던 나는 모노노케 히메에,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에 탐닉하기 시작했다. 그 해가 다 갈 무렵 친목 도모를 위해 한 학급에서 모두 함께 보러 갔던 영화가 하필이면 하우르의 움직이는 성이었기에 더 그랬을까,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니메에 결국 감동하고 말았던 나는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던 행동 - 검색을 계속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ag : , ,


BLOG main image
Si man i yulma nin enquantuva?
 Notic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108)
공지/방명록 (3)
일상 (3)
(1)
이야기 (17)
번역물 (20)
씹어대기 (0)
기타 창작 (32)
On LotR (10)
Watching Animations (22)
 TAGS
불의넋 The Project OST NGE 검색어순위 삽질 TSP 삽질성 패러디 과학삽설 추천곡 UQW
 Calendar
«   2009/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Entries
앞으로의 계획
블로그 재개장.
갑자기 궁금한지라... (1)
블로그 닫습니다. (1)
NGE 화보집 인물소개 번역 01. Ritsuko Akagi
REIDEEN ED - 駆け足の生き様
개념글 (2)
먼 바람이 들려오는 곳 06.01. (2)
먼 바람이 들려오는 곳 prologue (2)
Ode to Ritsuko AKAGI 2
 Recent Comments
절대 공감입니다! 특..
테시 - 2008
오오....자작시이신..
테시 - 2008
그렇죠 그렇죠 페아..
Asuka Feanaro HR - 2008
저도 페아노르 너무..
테시 - 2008
네 그렇습니다 여자..
WindFish - 2007
때가 될 때까지 기다..
Tumnaselda - 2007
음역이 대세인 듯하..
Asuka_Feanaro - 2007
antithesis -> 안티..
iqoo - 2007
...별로 오덕하지 않..
Asuka_Feanaro - 2007
;;; 저도 Atkins에게..
Asuka_Feanaro - 2007
 Recent Trackbacks
2007년 초여름 『신..
[미르기닷컴] 外傳
2007년 『신세기 에..
[미르기닷컴] 外傳
 Archive
2007/11
2007/10
2007/09
2007/08
2007/07
 Link Site
강철의 가택연금술사
명랑사회 선진조국 - ..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산왕의 건전성추구위원회
 Visitor Statistics
Total : 56,277
Today : 12
Yesterday : 23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