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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하게 던져놓고 가는 NGE 잡담

- 하지만 에반겔리온은 탐미적으로 보지 않으면 너무나 재미없는 작품이다. 그런 성장물은 어제에도 있었고, 오늘도 있고, 그 어느 시대의 책장을 펼쳐 보든지 있을 테니까. 그래서, 안노 히데아키는 우리를 낚았고 우리는 그의 낚시에 넘어간다. 그의 낚시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낚이지 않으면 지루해하는 방법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 안노는 확실히 스타일리스트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사람은, 차라리 안노보다는 나가노 마모루를 찾기 바란다.(물론, 나가노 마모루라고 해서 이야기를 잘 하는 그림쟁이는 아니다. 둘 다 비슷한 수준으로 "안습"이지만, 안노는 나가노보다도 이야기 실력이 떨어질 뿐이다)

- 에반겔리온은 분명히 충격적이다. 하지만 너무나 "착하다". 에바의 이면에는 결국은 바른 생활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이 담겨 있다. 그런 점에서 오타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던 잘나신 평론가들은 나름대로 말이 되는 소리를 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멀리 뛰고 날아 봤자, 결국 반항심 가득했던, 스스로에 대해, 세계에 대해 그리고 그 세계가 자신에게 억지로 떠맡긴 의무에 대해 고뇌하던 청소년들은 "보완되어", 원래의 사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안노가 에반겔리온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극단적인 냉소일까, tv판 26화는. 그리고 그런 냉소가 End of Eva 포스터에까지 전해진 것일까. 안노는 인류보완을 긍정한 것일까 부정한 것일까, 아니라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만들다가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일까. 아무 생각 없이 만드는 작품도 결국 사회 현실을 반영하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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