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오듯 내리는 불꽃 속 희미한 메아리 더운 피를 흘리는 쇳덩이 위에 희미하게 빛나는 머리카락 한 올만 흐르듯 고즈넉히 누워 있는 곳 한여름을 메우는 더위는 물결처럼 식어 가는 살결을 감싸네 무쇠로 빚은 손끝 스쳐 가는 아픔은 그 누군가의 꿈만을 울릴 뿐 머리 위를 헤매는 잿빛 인형의 혼이 무엇을 찾아 웃음짓고 있는가 터질 듯 흔들리는 철벽조차 마지막 어린 한숨을 들이쉬는 하루 흰 옷자락을 적신 씁쓸한 물결은 코끝을 에는 살빛이었지만 모든 것이 정해진 그 날의 신음은 다시 채워지는 세계에 아직 퍼져 간다 종말이 오기 전에 심는 한 그루 사과나무를 바라보며 붉은 하늘 아래 피비린내 풍기는 호수에는 창백한 얼굴이 떠오르리라 씻기워 사라진 줄기를 더듬으면 그 곳엔 다시 선홍색 싹이 자라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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