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하늘에 선을 긋는 비행기구름의 흰빛은 계속 어디까지든 계속 이어져 가네 내일을 안 것만 같아
그다지 맑다고는 할 수 없는 목소리였다. 기실, 내 눈빛만큼이나 그리고 내가 이 곳에서 지내야 하는 한 달만큼이나 탁한 노래였다. 날씨는 청명했지만, 그 바닷가를 거니는 잿빛 소년은 침울하게만 보였다. 1개월간 정학이라는 선고로 도망쳐 나온 해변이 아니었던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흐릿한 기간이었기에 더 그렇게 느껴졌다. 어쨌건, 돌아갈 수는 없었으니. 뒤에는 기간을 어겼다며 1개월을 2개월로, 2개월을 6개월로 늘려 놓을 학생부장이 있었고, 앞에는 내가 정학되었다는 사실도 그 사실이 갖는 의미도 모르는 가족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이 과정에 대해서 설명한 적이 없었다. 그들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고, 덕분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단지 졸업 날짜뿐이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웃으며 손을 흔들 수 있는 날을 위해서. 하지만, 그 날짜도 이제는 알 수 없게 되고 말았다. 벌점은 벌점을 부른다. 그리고 그것은 정학을, 퇴학을 부른다. 이제 영원히 이 곳에 남아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결과 함께 성적도 넘실대며 위험선을 천천히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랬기에 더더욱이나, 무료하기 그지없었다. 단지 그 흰빛 바닷가를 거닐며 한 달을 보내는 것뿐이었다. 그 다음 달은 시험이었지만, 그런 시험에 대비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이제 무엇을 해도, 소용이 없잖겠는가. 가볍게 웃는 편이 나으리라고 생각하며 나는 그 소년을 쫓아갔다. 계속 이어져 가는 흰빛을 따라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나는 자랑할 점 하나 없는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고, 이 세계가 평범한 인간에게 결코 이롭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설령 이끌려 가는 그 곳에 어떤 위협이 있다 한들 그 무슨 상관이겠는가. 이미 내 삶에 있어서 정해진 목적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행기구름이 산 너머에서 끊겨 있었다. ------------------------------------------------------------------------------------ 준-15금(?) 시나리오의 prologue입니다. 글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 때문에 철저하게 백합물입니다(...) 15금이 된 이유는, 필력이 부족해서 19금 장면 따위는 절대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