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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어디까지 가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사실, 알 필요도 없었다. 해안을 따라 나지막한 언덕이 이어져 있었지만 그 외에 어느 쪽으로 가는지 표시할 만한 것이라고는 찾기 어려웠다. 남은 돈으로 어디를 향할지 고민하다가, 바닷가가 아름답다는 이 곳을 찾아서 왔을 뿐이었다. 정류장을 나오기가 무섭게 더위를 피해 별 생각 없이 바다를 찾아 내려왔다. 굵직한 바위가 흩어져 있는 길도, 주위를 드문드문 가리우던 나무도, 집에서는 본 적 없던 푸른 하늘조차도 바라보지 않았다. 더위와 그리고 어지러이 울리는 목소리를 피해서 아래쪽으로만 걸어갔다. 바닷가를 찾을 때까지. 하지만, 멈추어 서기에 그 흰 모래는 너무나 뜨거웠다. 신발 안으로 들어온 투명한 파편이 발가락을 계속 찔러 댔다. 신경쓰지 않으려 하며, 나는 걸었다.
발바닥을 조여 오는 통증으로, 상당히 먼 거리를 걸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바닷가에 흔할 법한 마을은 없었다. 여관도, 식당조차도 없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계속 같은 빠르기로 걸어가는 소년에게서조차 그 어떤 인기척도 느낄 수 없었다. 분명히 소년은 내 키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지만, 여전히 그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어디선가 맡은 듯한 비릿한 냄새만 코끝을 스쳤다.
'계획대로야.'
누군가에게서 들은 말을 별 생각 없이 내뱉었다. 사실, 계획하지 않은 일은 하나도 없었다. 인기척 없는 해변, 맑디맑은 하늘,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차라리 축복받은 그 시간까지도 모두, 학생부장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 계획을 세우게 된 원인조차도 어쩌면 괴로움을 달래기 위한 또 다른 계획이었을까. 절정으로 갈수록 음이 올라가지 못하는 소년의 노래를 계속 들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어쨌든 이 날은, 그리고 앞으로의 한 달은, 내 손끝에 붉게 물들어 지워지지 않을 터이니. 붉은 줄은 쉽게 끊을 수 없는 것이 아니던가. 나는 다시 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가 고팠다. 어제 학교를 나오면서 먹은 점심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음식을 살 곳은 있었지만 음식에 돈을 쓰고픈 생각은 없었다. 얼마 안 되는 재산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생필품들은 한 달 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방에 버려 둔 채로, 나는 혼자 이 곳까지 왔다. 책과 돈이 든 작은 배낭만을 하나 지고서. 하지만 그것조차 가볍지는 않았다. 뜨거운 햇살과 함께 땀에 젖은 등이 이제라도 곧 무너질 듯 짓눌렸다. 더 걸을 수 없을 것 같았지만, 계속 소년을 따라갔다. 어쨌건, 이 이야기에도 필연성은 없을 바에야 무엇이 나타나 줄지 모르는 일이 아니겠는가. 여태까지 억지로 참던 두통이었지만 이제는 온 정신을 쏟아서 무시해야 할 정도로 심했다.
소년은 계속 걸어가고 있었지만, 노래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소년은 잠시 뒤를 돌아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걸어갔다. 목이 탔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발에 박힌 모래알이 날카롭다고 생각하며, 나도 걸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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